지난해 8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당대표 선출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는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청렴결백한 비계파 정치인 김문수 후보를 제치고 당권을 거머쥔 그의 등장은 당내 권력 지형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예측 불가능한 혼란을 예고했다. 개인의 정치적 야망이 당의 단합과 미래를 위협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예측 불허의 당권 장악: 비계파 정치인의 몰락

당시 대다수의 예측은 지난 조기 대선에서 활약했음에도 패배했던 김문수 후보에게 쏠려 있었다.

김문수 전 장관은 대한민국 역사상 전례 없는 비계파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수십 년의 정치 생활에도 불구하고 그를 따르는 정치인을 찾기 어려웠으며, 강직하고 성인군자 같은 삶을 살았음에도 비계파로 분류되는 것은 역설적이다. 그의 청렴결백한 삶은 오히려 주변인들을 가까이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역설적으로 청렴결백한 그의 삶이 주변인들을 가까이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본래 정치에서 인물이 잘되면 측근들이 혜택을 보기 마련이지만, 김문수 전 장관은 주변에서 혜택을 기대하기 어려운 인물이었다. 오로지 원칙만을 강조하는 그의 성격은 기존 국민의힘 정치인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요소로 작용했다.

측근 정치의 부활과 권력 재편의 서막

김문수 전 장관과 달리, 장동혁 대표는 초선급 의원으로 컨트롤하기 쉬운 인물로 인식되었다. 이는 주변에 있으면 소위 '콩고물'이 많이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낳았고, 고성국TV 및 자유와혁신당과 같은 세력들이 그를 이용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동혁 대표가 당대표가 된 이후, 장예찬의 여의도 입성, 이진숙의 대구시장 출마(추후 관계 악화), 김재원의 경북도지사 출마, 이상규의 서울시장 출마, 이영풍의 부산 북갑 출마 등으로 이어지며 주변 인물들에게 상당한 정치적 혜택이 돌아갔다.

장동혁 대표를 당대표로 만드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인물 중 하나인 고성국은 그를 정치적으로 적극 활용했다. 장동혁 대표의 취약한 지지 기반을 극복하기 위해 '반한동훈' 스탠스를 취하며 한동훈 전 장관을 줄기차게 비판했고, 결국 지난 2월 한동훈 전 장관의 제명에 이르게 되었다. 조기 대선을 불과 3~4개월 앞둔 시점에서 한동훈 전 장관의 제명이 과연 올바른 결정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지방선거 이후나 2025년 9월부터 친한계 세력 정리를 시작했다면 당이 이처럼 분열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결과론적이지만, 뒤늦은 친한계 세력 정리로 인해 당은 여러 갈래로 쪼개지고 역대 최저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모순된 리더십: 한동훈 제명과 '절윤'의 역설

한동훈 전 장관의 제명으로 장동혁 대표는 무엇을 얻었을까? 그는 한동훈 전 장관을 싫어하는 세력의 막대한 지지를 얻으며 차기 대선 후보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되었다. 지방선거 패배가 눈앞에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세력의 장동혁 대표 연임 요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는 자칫 지방선거 참패 후 당대표 연임이라는 보수 정치 역사의 이례적인 기록으로 남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장동혁 대표의 주장은 과연 일관되었는가? 그렇지 않다.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절윤(絶倫)' 결의문까지 발표했던 상황에서, 절윤의 최전선에 있던 한동훈 전 장관을 제명하고 나서 장동혁 대표가 다시 절윤을 외치는 것은 상당히 모순적인 행동이다. 당시 그는 지지세력이 충분히 모였다고 판단하여 세를 넓히기 위해 반대쪽 세력까지 포용하려 했으나, 그 시도는 결국 대실패로 끝났다.

지방선거 참패 위기 속 개인의 야망

현재 당내에서는 이처럼 환영받지 못하는 당대표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지방선거 관련 행사에서 장동혁 대표의 방문을 반기는 이가 드물다. 이는 장동혁 대표의 전략적 실패이자, 그를 뒤에서 조종했던 고성국의 실패로도 볼 수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당 지도부가 아직도 지방선거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과 야망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당 지도부 인사들은 이미 충분한 인지도를 쌓아 향후 정치를 위한 기반을 다졌다고 판단하는 듯하며, 이로 인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의지가 결여되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당 지도부는 아직도 지방선거에 대한 전략과 야망을 찾아볼 수 없다.

‘우리가 장동혁이다’를 외치는 지지 세력들은 지방선거 패배가 초래할 심각한 결과를 직시해야 하며, 당의 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절박한 자세를 보여야 할 때다. 장동혁 대표 또한 본인의 정치적 미래만을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 나라와 국민의힘의 미래를 위한 책임 있는 정치를 펼쳐야 할 것이다. 개인의 야망이 당의 존립을 위협하는 현 상황에 대한 깊은 성찰과 변화가 절실하다.